중심 필요한 키움 이용규 없으면 어쩔 뻔 했나

키움은 최근 젊은 타자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고 있다. 이제 5년차에 불과한 이정후가 “경기 라인업을 보면 이제 나는 베테랑 쪽에 속한다. 그래서 더 티 안내고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기용해서 좋은 결과를 얻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의 특성이 때론 경기를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분위기를 한 번 타면 무섭게 몰아붙이지만 한 번 기세가 꺾여 버리면 좀 처럼 다시 살아나기 어렵다. 꾸준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이용규의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이 이 대목이다. 베테랑으로서 팀 타선의 기복을 줄여주는 역할이 주어져 있다.

꾸준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흔들림 없는 타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젊은 선수들을 이끌 필요가 있다.

원래 대로라면 박병호가 하면 될 몫이었다. 하지만 박병호는 올 시즌 타율이 0.228에 불과하다. 후배들을 챙길 여력이 없는 성적이다. 자신의 야구를 하는데 전념해야 한다.

이용규가 더욱 중요해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팀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선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용규는 올 시즌 무려 6개의 타순을 오가고 있다. 톱 타자로 가장 많은 96타석에 나섰고 9번 타자로도 87타석을 쳤다.

그 다음으로는 5번으로 43타석에 나섰다.

5번 타자 이용규는 낯선 자리다. 하지만 젊은 선수 위주의 라인업에서 이용규 같은 베테랑이 중심을 잡아줘야 하기 때문에 5번으로 기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3일 잠실 구장에서 만난 A팀 전력 분석원은 “이용규는 키움 공격에 있어 중요한 몫을 하고 있다. 이용규가 중심을 잡아 주기 때문에 젊은 타자들이 맘껏 자기 야구를 할 수 있다. 젊은 선수 위주의 라인업은 기복이 심하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이용규가 그 중심을 잡아주는 일을 하고 있다. 너무 들뜨지도 너무 가라앉지도 않게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용규가 중심 타선으로도 배치되는 이유는 그 때문이 아닐까 예상해 본다. 이용규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이용규에 대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이용규의 성적이 안 좋을 때도 “타선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이 남다른 선수다. 고개 숙일 필요 없다. 젊은 선수들이 쉽게 움직이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팀 내 기여도가 대단히 높다. 성적이 조금 좋지 않더라도 체력적 부분이 아니라면 뺄 수 없는 이유다. 하는 일이 정말 많다”고 말했다.

키움이 맘껏 야구할 수 있는 중심에 이용규가 서 있다. 그의 가치는 숫자 그 이상의 무언가를 갖고 있다. 이용규가 있기에 팀은 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베테랑 활용의 좋은 예라 하겠다.